푸틴 없는 러시아, 세계 질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프리고진은 전쟁 역사상 다시 보기 힘들 정도로 역대급 속도로 진군한 진기록을 남긴 인물입니다.
2023년 6월, 단 하루 만에 민간 용병조직 와그너 그룹을 이끌고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직진했던 그의 쿠데타는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러나 그 기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그는 며칠 뒤 허망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의 비행기가 상공에서 폭발하며, 그토록 거칠고 대담했던 반란극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죠.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상상이 있습니다.
만약 프리고진의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푸틴 체제가 붕괴하고, 와그너가 권력을 잡았다면 세계는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1. 푸틴 체제 붕괴, 러시아는 즉시 혼돈에 빠졌을 것
프리고진이 모스크바 입성에 성공하고 푸틴이 실각했다면,
러시아는 하루아침에 권력 공백 상태에 빠졌을 것입니다.
중앙 정부의 통제는 약화되고, 정보기관(FSB), 군부, 지역 군벌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권력 쟁탈전을 벌였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러시아식 내전 혹은 신 군벌 시대의 시작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단? 혹은 더 위험한 방식으로?
프리고진은 푸틴의 전략에 비판적이었지만,
그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을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그가 권력을 잡았다면 전선을 일시적으로 정리하거나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편성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 휴전 혹은 협상을 거친 뒤, 더 집요한 전술 전쟁으로의 전환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3. 서방 세계는 더 강한 긴장 상태로
푸틴은 독재자지만 예측 가능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그보다 훨씬 통제 불가능한 인물로 보였습니다.
그의 집권은 서방에 더 큰 외교적 리스크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미국, EU는 제재를 넘어 군사적 억지력 강화,
혹은 러시아 내부 개입을 고려할 만큼의 위기감을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4. 중국은 신중하거나 더 전략적으로 움직였을 것
중국은 러시아가 망가지거나 극단적 상황에 빠지는 걸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프리고진 정권은 예측 불가능하고 감정적인 리더십으로
중국에게도 불안 요소였겠죠.
- 일정 거리두기를 하거나
- 러시아 내 안정화에 은밀하게 개입하거나
- 중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5. 프리고진 체제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을 것
하지만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프리고진이 권력을 잡았다 해도, 그는 과연 유지할 수 있었을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는 정치 기반도 없고, 외교 경험도 없으며, 정당성도 부재했죠.
단기적으로는 혼란 속의 리더가 되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군부 쿠데타나 정보기관 암투 속에 스스로 무너지거나 제거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다시 혼란을 불러왔을 거란 말이죠.
마무리하며
프리고진은 전쟁의 한복판에서 역대급 속도로 진군했고,
그 무엇보다 빠르게 세상의 이목을 끌었지만,
결국 그 기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허무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그의 쿠데타는 실패했지만, 그 하루는 러시아 권력 구조의 균열,
그리고 세계 질서의 불안정성을 드러낸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역사는 ‘만약’을 허락하지 않지만,
그 상상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더 선명히 바라볼 수 있습니다.